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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5. 3. 00:19
1.
야구장 다녀왔습니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
솔직히 삼성전에서 이길거라고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심지어 상대 선발이 배영수였는데 배영수 공을 칠 거라고는 생각한 적도 없습니다.
덕분에 작년 꼴찌하던 해에도 홈경기 90% 이상을 관전했던 친구들이 단 한 명도 야구장에 오지 않았더군요.
그 심정이 이해가 갔습니다.
덕분에 작년까지 경기가 있을 때마다 봤던 애들을 벌써 6개월 넘게 얼굴도 못보고 있네요.


2.
경기는 나름 재미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승패를 잊고 보면' 요즘 한화 경기는 꽤나 재미있습니다.
집에서 TV로 봤다면 열받아서 끄고 딴 일 했을텐데..
막상 경기장에서는 그게 잘 안되죠.
솔직히 말하면 저와 절친 둘까지 셋이서 미친듯이 응원하면서 야구봤습니다.
이겨야 되는 건 아니죠. 나름 지는 경기도 즐겁게 보면 되는 거라는 진리(?)를 터득했을 뿐.


3.
1회에 홈런 쳐맞고, 주루사 할 때는 그냥 열받았는데..
그 이후 경기 흐름은 그냥저냥 볼 만 하더군요...
열 받으면 불펜에 있는 규진이 얼굴만 보면 되는거고...
(그 와중에 친구 한 분은 현태에게 빠져버렸..;; 쟤 눈이 쳐져서 넘 귀엽잖아~)


4.
작년 시즌 끝날 때 쯤에 야구장을 띄엄띄엄 다녔는데..
3경기 연속으로 김혁민 선발 경기를 갔었드랬습니다.
그 기억이 끔찍해서..-_-;;
올 해는 김혁민 경기 피해가려고 울 동네에서 야구할 때도 김혁민 선발 경기는 안갔었는데...
김혁민이 중간에 올라오더군요...
혁민아.. 누나는 너 던지는 거 보는 거 무섭다....
다행히(?) 오늘은 그래도 잘 던지더군요...

솔직히 말하면 아까 몇 구 연속으로 견제구 던질 때는 김혁민을 정말 열심히 응원했습니다.
제가 야구보면서 김혁민을 이렇게 열심히 응원하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물론 홈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1루에 공을 열심히 던지는 김혁민을 응원했던거지만...-_-;;


5.
야구장 가는 중에 폰으로 인터넷에 잠깐 접속했을 때..
윤규진 1군행이라는 게시글을 봤습니다.
운전하던 친구는 급방긋.
제가 야구장 몇 번 델쿠 다녔더니 윤규진 팬이 되버린 친구인데..
문제는 이 친구가 응원하는 선수는 그 이후로..........
(뒷 말은 하지 않으렵니다.. 다만 윤규진이 그 저주를 깨주길 바랄 뿐..ㅠ)


6.
야구장 들어서서 봤더니 라인업에 1루수 이도형.
뒤에서 누군가가 그러더군요. 불안하니까 견제는 안했으면 좋겠다.고...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랍니다.
태완이 빠진 라인업에서 이도형마저 빠지니 한없이 가벼워보이더군요...ㅠ


7.
한화팬은 참 해맑습니다.
작년 꼴찌하면서도, 꼴찌가 확정된 후에도 대전 구장을 열심히 찾을 때부터 알아봤지만..
올 해도 어김없이 바닥에서 해메고 있고..
심지어 연패중인데다가..
카페얀이 잘 던지리라는 보장은 눈꼽만큼도 없는데...
대충 봐도 관중석이 80% 이상은 찬 것 같더군요...
점수가 그렇게 벌어졌는데도 자리를 뜨는 사람도 별로 없었습니다...

거기다 9회에 4점 차로 지고 있는데 파도타기는...-_-;;
(물론 저도 끼어서 같이 했습니...;;)
정말 경기가 거의 다 기운 상태에서도 정말 '열심히' 응원하는 한화팬을 보며..
"우리는 이미 승패 따위는 초월했구나"를 느꼈습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저도 지는 경기 보면서, 응원하면서도..
재미있었고. 가지고 있던 스트레스도 많이 풀렸습니다.


8.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오늘 경기는 재미있었습니다.
오늘 야구장 같이 갔던 절친들이 대학 동기들인데...
얘들하고 야구장 갔을 때는 항상 경기가 재미있습니다.
정말 일방적인 경기가 하나도 없었어요..(오늘은 좀 일방적이긴 했지만.. 나름 경기는 재미있었..;)
덕분에 안타가 뭔지도 모르던 애들이 야구팬이 되고 말았지만....

덕분에 올 8월에 얘들이랑 바다 건너 여행을 갈까 하는데..
태균이 경기를 어디가면 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일본행도 거의 확정적. 날짜도 거의 확정적. 이제 태균이 경기 하는 곳만 알아놓으면 됩니다..;;


9.
오늘도 개그 야구는 어김없더군요.
안타 젤 많이 친 추승우.(절친 B가 추승우 팬입니... 얘가 좋아하기 시작하고 작년에 버로우 탔었..;;)
9회말 2루타 치고 2루에서 뒤뚱거리다가 3루 못간건....
그래도 웃겼습니...


10.
야구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장면은..
이제 이영우 선수를 볼 날이 얼마 안 남은 것 같더군요.
투수가 좌투수로 바뀌면서 우타자로 대타를 내는 장면을 보면서.
제 머리 속엔 순간 '다행이다'가 스쳐가더군요..
내 영웅이 야구장을 떠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아 속상했습니다.


11.
야구팬으로서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거짓말일테지만.
정말 진심으로 태균이도, 범호도 없는 한화 야구인데도.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고. 즐겁습니다.
이 상태라면 올 해도 분명 8위 할 거라는 걸 아는데도..
그냥저냥 볼 만 합니다.
물론 TV로 볼 땐 욕도 또 많이 할테고 짜증도 내고 현진이를 안스러워 할테지만...
8위팀 팬의 야구보는 법을 이제는 알 것도 같습니다.

야구장에서 소리 높여 응원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전광판은 보지 말고 응원하자"던 응원단장의 말도 공감이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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