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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1. 19. 00:11

공연 다녀온 후기 써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가 못 쓰고 있었지만...
그래도 다음 공연 가기 전까지는 써야지
이번 공연을 본 내 기억과 추억들이 남아있을 것 같아서..
끄적거리기 시작한 후기.


사실 이적은 내게 너무나 큰 존재이다.
가장 좋아했던 뮤지션이며,
아마도 앞으로 이적보다 더 좋아할 뮤지션이 없을 것 같다..
이건 누가 뭐래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사실 이적빠인 친구들이랑..
'우리는 이적빠가 아니라 까잖아!'라고 농담삼아 말해도..
내가 트위터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이적이었으며,
공연 소식이 들리자마자 돈 걱정에 시간 걱정에 같이 갈 친구를 찾았던 나인걸...

그러니까 그만큼 내게 특별했던 공연이었다는 얘기.

그저 이적이니까. 내겐 언제나 특별한 공연이고, 가슴떨려 기다릴 수 있는 공연인걸...

 

이번 공연의 파트너는 이적을 잘 모르는 대학교 때 친구.
그 친구는 이적 노래를 거의 몰라서 사실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생각해보니 공연 보는 내내 이적에 너무 열중하느라 친구를 잘 못 챙겨준 것 같아 살짝 미안한 마음도..


일찌감치 서울에 가서 서울 구경 좀 하다가 공연 시간에 맞춰 공연장에 갔더니..
공연 시작 15분 전인데도 입장을 안시켜주는...ㅠ
그리고 입장이 시작되자마자 다다다다 뛰어 올라갔으나..
심각한 좌석 오류...ㅠ
결국 공연이 시작하기 전 설레이며 공연을 기대하고 있을 그 시간에...
공연 관계자분이랑 언성 높여 틱틱대고 있던 내 모습...
그래도 그 때 내 마음은 얼마나 속이 상했던지...ㅠ
공연을 기다리며 가는 데만 3~4시간이 걸렸는데.. 그냥 돌아올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래도 그 오류 덕택에 공연 시작 직전까지 복도에 나와 있다가..
긱스 시절 키보디스트셨던 호정님을 잠시나마 뵈었으니..^^
(사실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잘 못드리긴 했지만...ㅠㅠ)


그리고 어찌저찌 공연 관람 시작.
그 동안 패닉 공연도, 이적 솔로 공연도, 긱스 공연도, 카니발 공연도 다 다녀봤지만..
사실 맨 앞 줄-친구 말로는 '빠순이만 앉는 자리'-에 앉아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이번에는 광클에 성공!!하여 좀 많이 사이드이긴 하지만 맨 앞 줄을 겟..!!했다는 설레임이 있었는데..
역시 맨 앞 줄에서 보는 적군의 미모란..^_^

다만 다른 분 후기를 보니까 무대 영상도 좋았다고 하고..
드러머도 잘 생겼다고 하는데..
그런 것들을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쉬웠을 뿐...
(뭐.. 그래서 대전 공연 또 가지만...-_-;;)

 

무대에 쳐있던 막이 떨어지고 공연 시작..
설레임 때문에 잘 들리지도 않았던 오프닝 곡(?)이 지나고..

두통..!
꺄악~~ 난 일어서고 싶었는데 일어서는 사람이 없는 것 같아..
이제 늙었는지 자꾸 주위 눈치를 보게 되는 걸...ㅠㅠ

그래도 두 번째 곡인 아무도가 나올 때는 다들 열심히 뛰던 관객들..!
역시 이적 공연은 체력을 비축해서 가야한다구..!!
내 머리를 잠궈줘~~~

그리고 적군의 멘트...
가장 최근에 갔던 공연이 이소라 공연이어서 정적이고 잘 안들리는 멘트를 듣다가..
적군의 또랑또랑하며 재기발랄한 멘트를 들으니 어찌나 좋던지..^^;;


좌석이 살짝 틀어져 있어서 어쩌다 무대 뒤쪽에 프롬프터가 설치되어 있는 걸 보게 되었는데...
나도 모르게 다음 곡이 뭘까.. 하는 궁금증에..
자꾸 쳐다보게 되었던...
그랬더니 전주가 나오던 순간에 설레임이 없어졌던 것 같아 아쉽다...
진작에 이런 게 있다는 걸 몰랐어야 하는데...ㅠㅠ

그리고 피아노에 앉아서 사랑은 어디로...
내 좌석은 피아노 바로 옆 쪽...
적군의 뒷태와 팔뚝만 보이긴 했지만...
그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적군...(아.. 적군 유부남이지..;;)

그리고 이어지는 다툼...
항상 느끼는거지만 이적은 사랑노래보다는 이별노래가 더 좋다...
사실 힘 다 빠지고 말랑말랑해진 이적은..
패닉 1집 때부터 팬이었던 내게는 가끔 아쉽기도 하지만...
이적의 사랑(의 탈을 쓴 이별) 노래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니까 괜찮아...

그리고 내 낡은 서랍 속의 바다...
난 왜 이 노래를 들으면서 적군의 노래가 아닌 진표의 랩을 따라부르고 있었을까...^^;;


그리고 이어지는 멘트...
적군도 아프리카 아이들이 부르는 거위의 꿈 영상이 감동이었던지..
친히 언급까지 하면서...
이 노래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었다고...
그런 얘기를 하면서 불러준...

사실 인순이의 거위의 꿈은 '이 노래 듣고 너 감동 안받을거야?!'라고 강요하는 느낌이라면..
카니발의 거위의 꿈은 좀 더 담담해서 와닿는 노래이다...
그리고 패닉의 노래를 혼자 부르는 적군은 이제 왠지 익숙해졌는데..(긱스 노래야 원래 거의 혼자 불렀고..)
카니발의 노래를 파트너 없이 혼자 부르는 적군은 왠지 어색했다...
(생각해보니 카니발 노래를 둘이 같이 부른 건 앨범 발표 했을 때랑 카니발 콘서트 때 말고는 거의 없는데도...)

그리고 유에프오....
사실 지금의 적군이 패닉 2집 시절의 노래를 강과 유에프오 말고는 부를 거 같지 않기는 하다...
너무 강했지만, 그래도 그 안에 있던 감성들과 사회에 대한 반항(?)이 좋았던 학창 시절도 있었는데...

 

그리고 이어지는 멘트와 기타와 함께 불러준 노래들...
내 자리에선 기타가 다소 멀리 놓여있어서 안타깝긴 했지만..
그래도 적군의 기타 연주는 뭔가 가슴을 흔들어놓는 게 있다...

강과 기다리다...


적군의 공연을 갈 때마다 불러준 기다리다..(긱스 공연 제외..;)
이상하게 난 아직도 기다리다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리고 있다.
그리고 공연 때마다 이 곡을 불러줘서 고맙다.
눈물이 나고 왠지 아픈 노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한 노래인 기다리다.

적군은 이 노래를 김현중이 부르고 디지털 음원을 낸다고 했을 때 튕긴 걸 후회한다지만...
난 솔직히 '기다리다 만큼은' 다른 누구에게도 주지 않고..
오로지 적군만 불러주었으면 한다.
그만큼 내게 소중한 노래이고,
그냥 '우리끼리 아는 노래'였으면 싶으니까...
인순이의 노래가 되버린 거위의 꿈이나 허각의 노래가 되버린 하늘을 달리다처럼...
기다리다가 다른 누군가의 노래가 되어버린다면...
그 노래에 담긴 15년이 넘는 내 추억이 너무나 희미해질 것 같아서..
그리고 그러면 너무 슬플 것 같아서...
기다리다만큼은 나의 노래로 남겨두고 싶은 욕심이랄까...


그리고 이어지는 '귀여운 노래' 타임..^^
뿔을 부르면서 일부러 관객을 약올리는 듯한! 피아노 연주...
1절에서 한 번 당하고 2절은 안 속겠다! 다짐했건만...
2절에서도 당하고 말았다..^_^

그리고 보조개와 그녀를 잡아요...
누구의 보조개냐는 질문을 받는데..
내 보조개라며 자신의 보조개를 가리키는 적군에 흐뭇한 미소를 보내고...

그녀를 잡아요를 부르는 적군의 노래에 진표의 랩을 맞춰 따라부르면서..
벌써 꽤 오래 전이 되버린 지난 카니발 콘서트를 추억하기도..^^;;
(그나저나 일욜엔 귀여운 노래 하면서 적이네 집도 해줬다면서요..!! 대전에서도 해주길...!!)


그리고 빨래..
방송에 나올 때마다 얘기한 빨래에 대한 얘기였지만...
이번엔 폴의 성대모사가 있어 좀 더 인상깊었던...!
적군은 대체 못하는 게 뭐유...? 성대모사까지 잘하다니...!!

그리고 Rain...
레인에 얽힌 사연도 적군의 오랜 팬인 나는 다 기억하고 있지만...^^
또 한 번 짚어주는 거 보면 적군이 그 때 많이 아쉬워했는지도 모르겠다...
항상 레인은 피아노와 함께 부르는 것만 보여주다가..
지난 음악창고 방송 때부터 피아노를 치지 않으면서 불러주는 적군..
새로워진 레인도 좋아요..^^


그리고 롤러코스터와 짝사랑, 하늘을 달리다..
이적 공연은 달려줘야 해..!!
라고 하지만...
세 곡을 연달아 뛰기엔 난 너무 늙었다고..!!

그래도 옛(?) 노래-특히 짝사랑-를 듣다보면...
이적이 예전보다 노래를 더 잘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짝사랑을 들으니 예전 긱스 시절도 생각나고...
주황 머리 적군도 생각나고..
파란 수족관이라 불렀던 긱스의 홈페이지와 챗방들도 생각나고...
그렇게 공연과 함께 추억까지 곱씹어 볼 수 있어 더 좋은 이적의 공연...

이어진 달팽이와 다행이다는..
사실 내가 이적 노래 중에서는 가장 덜 좋아하는 곡이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이적은 이적이다...^^;;

멘트 중에 공연장에 김동률이 와있다..는 애기가 있어서..
사실 공연장이 김동률을 외치는 소리로 들썩였으나..
적군의 한 마디.. "여기 올라오면 그 사람은 김동률이 아니죠"...
칫... 그래도 올라와주지...ㅠㅠ

마지막 곡 그대랑...
곡 중간에 무대에 걸터앉아서 노래도 불러줬는데...
내가 앉은 쪽이 아니라서 참 서글펐던...ㅠㅠ
그래도 나도 '그대랑' 함께 갈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오..!!

이적이 공연에서 말한 것처럼..
그냥 꾸준히 현역으로 음반 내주고, 공연해주고..
그래서 십년전이나 지금이나 그의 음반을 기다리고, 그의 공연을 기다리고...
그의 새로운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감정과 함께 추억을 되새기고.
그의 공연을 보며 그와 함께 호흡할 수 있어서...
내가 얼마나 행복한 지.
아마 그는 모를거다.

정말로...
우리가 함께 일 수 있는 게.. 이상해....
이상해.. 이상해....


비록 패닉 4집의 노래들도 없었고...
'대중적인' 곡들이 주로 선곡되어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런 아쉬움은 내년 소극장에서 풀어줄 거라 생각하고...

그래도 남은 아쉬움이 있어..
결국 이번 주 대전 공연을 '또' 예매하고 말았다는...^^;;
비록 같이 갈 사람도 없이 혼자,
별로 좋지도 않은 좌석에 가게 되었지만...
그저 그 공연을 한 번 더 마음에, 머리 속에 새기고 싶은 마음이..^^;;


정말 딱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공연이 너무 짧다는 것...
더 많이, 더 길게 공연을 느끼고 싶었는데..





물론. 당연히.
공연장에서 사진은 찍으면 안되지만...
맨 앞 줄에 앉았던 게 아쉬워서...
공연 끝나고 무대인사 할 때 찍은 사진...
이 사진은 공연에 방해되지 않으니 이해해주실거라 믿으며 살짝 올려놓는...

적군은 관객이 최고였다 말하지만.
제게는 적군이 최고였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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